자작글-012

열대야

인보 2012. 7. 25. 13:52
  
열대야
호 당  2012.7.25
간밤에 30.5도 
열대야는 새벽 4시까지 
대치했다
팽팽히 맞서다 
겨우 0.5도 물러섰다
모두 지쳐버렸다
지친 잠에 빠진 것이 
술 취해 정신 잃은 것 같다
나는 
영전을 지키듯 밤샘을 하다가
뛰쳐나왔다
초록 잎들도 꼼작하지 않고 
깊은 늦잠에 들었다
하늘은 오늘도 달구려 
화경 火鏡 같은 눈망울을 
말끔히 닦고 벼른다
눈을 부라리면 
풍선에 담긴 듯한 나를 
부풀려 찜통으로
압박할 것이다
오늘 밤을 대비해야지 
오려면 와 보라지
확 열어젖히고
얼음방어 벽을 쌓아
맥 못 추게 하고
검은 침대에서 눈감고 
침묵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
대지는 달아오르고
나는 헉헉거리고
축 처진 호박잎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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