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질 식물
호 당 2012.9.18
내 천성이 다혈질이 아닌 다육질
느긋하고 여유롭지
한 번 먹으면 배고픔을 모르고
오래 견디는 체질
가물어도 목말라하지 않고 한
방울의 이슬이나 빗방울 몇 분
맞아도 거뜬히 몸매 유지하지
사막의 별 밭에 있어도 기운이
남아도는 걸
석벽에 갖다 놓아도 거뜬히
뿌리내리고 살아
생명력엔 강해요
낙타보다 질긴 몸이야
가문다고 야단법석이지만 논바닥
거북등같이 갈라지고 푸석푸석
흙 날려도 끄떡없거든
베란다에 두고 보면 내 몸매에
반할걸
물주기를 게으른 자에 안성맞춤
나 관상만 해주면 눈총의 정기를
먹고 자라지
다이어트하고 요가하고 몸매
가꾼다고 애쓰는 이 많지만
평생 그런 짓 안 해도 매끈한
몸에 건강미 넘쳐 매력 덩이야
많이 먹으려 욕심내지 않고
느긋해서 칭찬하고 관상하는
눈동자의 정기만 받아먹어도
고른 몸가짐을 가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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