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연탄불

인보 2012. 10. 12. 09:55

 



      연탄불 호 당 2012.10.11 저녁 햇살의 기운은 이미 기운다 대낮이야 얼마나 기세등등했었나 너는 지는구나 벌겋게 이글거리는 연탄을 다 되먹었다고 밭에 내다 버렸다 누구에게 버림당하면 다시 뻗을 힘을 잃는다 붉은 연탄 위로 눈발이 덮는다 피식 피식 거친 숨을 내 뿜는다 허연 김을 내뱉으며 죽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들판을 물론 내 가슴 위로 흰 눈 쌓이면 일어날 힘 잃고 싸늘해진다 조금만 기다려라 봄이 되면 새로운 힘으로 밭을 살찌우고 거름이 되리라 우리에게는 꽃 같은 시절이 왔다 가고 나면 저렇게 바스락 소리 한 마디로 부서져 버리는 연탄재가 된다 그리고 흙을 살찌우는 거름이 된다 바둥거리는 삶이 연탄불과 다르랴 지는 해는 잠시 내 몸 감추지만 내일이면 다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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