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주산지 왕버들

인보 2012. 10. 25. 08:09

 

      주산지 왕버들 호 당 2012.10.25 삶의 터전이다 이사를 꿈꾸어 본 적 없다 지금은 겨울옷 걸치지 않은 맨몸이다 얼음을 무릎까지 얼게 해야 내 몸을 따스해진다오 이렇게 해야 내년 봄을 더 아름답게 피웁니다 무릎 아래 발가락 사이에 고기를 잠재우거나 우렁이 동면을 깨우면 내 아랫도리에 찰싹 붙어 잠투정한다 봄을 짊어지면 내 삶을 푸르게 피운다오 얼었던 몸 깨끗이 목욕하고 겨우내 엉킨 뿌리 살살 빗질해 정리하고 고기를 불러 봄을 피우라고 당부하지요 농사철에는 물을 나누어주어야지 베푼 만큼 항상 채워지더라고 더 바빠진 버드나무 올해 농사에 수량 확보와 조절, 논밭에 비료 녹여줄 일, 소소한 일 많아요, 보기에 우두커니 귀공자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지경 새나 황새들이 보금자리를 원하면 선뜻 내 주어야지 주산지 와 나 버드나무는 더불어 지내며 푸르게 산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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