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발뒤꿈치

인보 2012. 10. 30. 07:43

 

      발뒤꿈치 호 당 2012.10.29 그녀의 발뒤꿈치는 눈치에 무디어 겨울이면 더 밉다 양말은 신어도 싸리 울타리로 바람이 스며들어 문풍지 대신 비닐로 덮어씌운다 그러면 외부와의 차단으로 내부에서 상승과 하강의 기류에 따라 발뒤꿈치의 각질도 달라진다 별 1등성에서 5등성까지 밝기와 온도에 영향받지요 반짝이는 1등성 별빛만 내리쬐면 논바닥에 거북 등을 덫 씌우고 희미한 5등성 별빛을 받으면 연못에 얼음처럼 쫙쫙 갈라져 버린다 정말로 그녀의 발뒤꿈치는 골목 전주에 덧붙은 전단 같아 밉다 떼어내도 악착같이 붙어 너덜거리니까 그녀의 겨울은 유난히 우둔하여 도무지 센스 sense가 없다 직설을 뱉어도 한참 후에야 반응이 온다 둘만의 대화에서 딱딱한 발뒤꿈치 같은 혀 굳은 말만 튀어나와 조각조각 갈라진다 미운 며느리 발뒤꿈치 달걀처럼 예뻐서 미워, 정말 부드러워져서 예쁜 발뒤꿈치로 센스있게 굴어야지 정말 예쁘게 미움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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