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
호 당 2012.10.31
무쇠 난로 아가리 벌리고
목말라한다
내가 콧대가 높은 것이 아니고
항상 엇박자는 불협화음만
내고 말았지
내 아가리에 석탄 한 움큼 삼키고
붉게 몸 달아오를 때야 와 모여든다
초록 연지 사향 냄새 풍기면서 빨갛게
맴돈다
아가씨 치마폭만 벌리고 있다가
내 양기만 빼 마시고 가버린다
난로 위 주전자에 물 끓는다
미니 치마가 커피 한 잔 타 마시고
커피 맛 좋네요
그 한 마디에 부풀려 놓은 풍선이
더는 부풀리지 않고 만다
난로 맥이 풀려나가니 아무도
흘기지 않는다
더 풀리기 전에 밤에 초롱불 밝혀
불나비나 불러들일까
아서라
아무리 목말라도 무턱대고 물 마실 일
아니다
난로는 식어가도 총각은 느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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