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뇌졸중 腦卒中 호 당 2012.11.1 항상 젊은 줄만 알았는데 서릿발 나이로 걷다 편안한 길에서 쓰러졌다 응급실에서 뇌진탕에 *뇌졸중이라 진단받았다 신경 다발과 실핏줄이 막 흐트러져 벌겋게 얽혀 종잡을 수 없단다 쉽게 비유하면 매운탕처럼 되었다는 한 톤 낮은말 맵고 시원해서 즐기는 사람들은 아무리 엉켜도 거뜬히 소화하는데 그렇다면 엄마도 분명 소화해낼 거야 즐겨 드셨으니까 마치 시뻘건 탕을 정화수가 되도록 맑게 걸러내야 하는 어려운 과정 이라며 의사는 거름종이로 통과한 것을 모아 다시 낙차를 이용한 폭포수로 만들고 회전방식을 통한 와류 시켜 정화수로 만들어 중탕 重湯하는 가장 최신 의술을 동원했다 까무러친 정신이 서서히 맑아지고 있었다 역시 현대 의술을 믿어야 해 매운탕 같은 시뻘건 혈류를 도저히 맑게 정화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목련꽃망울이 포독포독 벌어지고 있었다 얽혀 시뻘겋던 국물을 걸러내고부터 흰 가운같이 해맑은 웃음 뒤편에서 뽀얀 물방울만 뽀글거린다 물방울이 천천히 잠자면 퇴원해도 된다 했다 뇌졸중을 벗은 핼쑥해진 어머님. *뇌졸중 腦卒中, stroke, apoplexy 은 뇌 혈류 이상으로 인해 갑작스레 유발된 국소적인 신경학적 결손 증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