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김장
호 당 2013.1.17
푸름을 한껏 뽐내고 산다
내가 오라 손짓 발짓 애교를 퍼부어도
끄떡없다
할 수 없지 옛날 보쌈 지워 끌고 왔다지
그보다 더 잔인한 수단을 써야겠다
뿌리째 뽑아도 밑동을 잘라도 끄떡없어
항복하지 않는다
무지한 고문 하듯 겉옷을 훌훌 벗기고
속살 하얗게 드러내고 그의 심장까지
갈라내도 항복하지 않고 퍼덕거린다
소금을 뿌리자 그제야 풀 죽어 고분고분
말 듣는다
진작 그렇게 하지, 잘 대접할 텐데
씻고 또 씻어 깨끗한 몸에 갖은 희유와
붉은 단심으로 흥분시켜 최고의 오르가슴을
느끼도록 손맛에 기교를 발휘하여 버무리니
새로운 변신으로 말 들어 안정을 찾는다
누구를 사로잡을 심성으로 숙성하여
맛깔스럽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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