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밭고랑을 메다

인보 2013. 3. 1. 21:57

 
 
밭고랑 메다  
호 당 2013.3.1
어릴 때 밭일을 하고 
그간 잊어버린 옛일을 
태양이 밭고랑 태우듯 한데 
밀짚모자 쓰고 밭고랑에 드니
숨이 막힌다
흐르는 땀이야 
내 삶의 참회라 생각하면
탓할 것 없지만 
갈증이 더한다
구름이 내 등을 스칠 때 
잠시 시원하지만 
햇볕은 
내 등 뒤에서 채찍질한다
밭고랑 메는 체험에서 
농부의 노고에 자괴지심이 난다
느티나무 그늘에서 시 한 수 
쓴다고 우쭐대는 내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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