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형 문고에서
호 당 2013.3.1
거기 뽕 이파리가 지천으로 쌓여있다
게으른 누에는 이리저리 뒤적거리고
좀 부지런한 이는 제 나름대로
뒤적거리며 갉아 마신다
이리저리 누비며 눈을 굴리는 이들
제 딴에는 지성의 끄나풀을 잡고
제법 유식한 채 뽕잎을 해설하고
탓하기도 한다
앳된 누에는 짝지어 희희덕거리다
뽕잎 몇 장 들추고 곧장
줄행랑치기도 한다
잘 다듬어 놓은 침상
자양분 가득한 뽕잎을 맘껏
갉아 마셔도 좋을 그곳에
특정한 날만 맛보고 핥고 오지만
뽕잎 하나 사서 오지 않아
인색한 이라 탓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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