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눈뜰 날

인보 2013. 3. 7. 17:18
 
눈뜰 날
호 당 2013.3.7
아직은 찬바람 맞고
기를 펴지 못하지만 
냇가 매실나무는 눈망울 달고
눈 활짝 뜰 날 기다린다
그때는
화사한 빛에 향 흩날릴 것이다
인고의 고통쯤이야 
견딜 것이지만 
내 심연의 귀퉁이에 박힌 
씨눈을 끌어내어
싹 틔울 재간이 모자란다
울퉁불퉁한 돌멩이를 
갈고 또 갈면 
반들반들한 옥구슬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는 연마한다
냇가 매실나무가 눈떠서 꽃피고 
모난 돌이 옥구슬 되는 날 
내 씨눈이 싹이 터서
정상에서 열매를 맺으면 
내 눈 밝게 떠서 광채 빛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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