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 색깔이 같다
호 당 2013.3.13
그렇게 오래도록 농촌에 살았다는
이유로 늙어만 갔다
땅을 판다는 것에 먼지를 덮어쓴다는
것에 노동에 어깨 짓눌린다는 것에
처녀들은 고개 돌려 훨훨 도시로 갔다
열악한 교육환경에 생활환경에 땀
냄새는 싫어했다
나는 피부색 다른 색시를 얻었다
자라온 토양이 달라 피부 색깔, 언어가
다를 뿐 따스한 사람임이 틀림없어
농촌의 토양에 뿌리내리고 말과
글의 이파리에 같이 가리고 젖고
이제야 숨을 편히 쉬게 되었어요
둘만의 틈바구니에 새움 피워 키우는
재미는 이 땅에 잘 길들인 순한
양으로 되었지
본향으로 같이 찾았을 때 그를 낳아
키워준 원뿌리들은 눈물의 정을
쏟아냈다
이방의 나를 사랑으로 내 맘을 밝게 했다
지구 어느 편에 있든 피부색은 다를지라도
인간 본연의 정에는 색깔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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