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壇法席
호 당 2013.2.2
늦가을 태풍이 한차례 지나간 운암지 못에
수련이 북쪽으로 제를 올리는 중이다
햇볕도 비스듬히 수련 따라 구부정하게 절한다
연못 둑 뒤 칠곡 도량에서 나들이하여
야단법석을 올리는 중이다
목탁 소리 듣고 연못 속의 제 물고기들이 고개
쳐들고 굽히고 물방개 개구리 물땡땡이 들이
물옥잠 속으로 숨어 들여 법어를 경청하고
있는 중이다
나도 물 방석 깔고 밀쳐 올리는 잡기를 꼭꼭
눌려가며 설법에 취한다
너른 운암지에 몸을 맡긴 생명
일제히 법어에 고개 숙여 정숙하구나
칠곡 도량의 풍경소리에 잠시 귀 기울인다
無情說法인 듯 일제히 허리 굽혀
마음 한 점 쓸어내고 야단법석에 진지하다.
*불교에서 야외에 나가 베푼 강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