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름장
호 당 2013,3,27
시뻘건 불줄기를 뿜어대며 포효의 울림이다
입을 크게 벌리고 몸짓 날개를 펼쳐서
나의 존재는 이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깃발 펄럭이고 하늘 높이
쏘아 올린 평화의 나팔소리 가슴 울린다
그까짓 몸짓이 문제랴 썩은 나무 등걸인 걸
단단한 내 육체는 돌로 으깨도 끄떡없는 몸
위엄의 나팔소리로 제압한다
감히 불 한 방 쏘지 못할 놈이 으름장 놓으면
맞불 질러 폭삭 주저앉게 하겠다
으름장이 맞닿는 녹색 지대는 벌 나비 활개치고
그 소리 듣고도 생업에 힘 쏟는 초목들
내 삶 다지기 바쁜데 그까짓 것 으름장
화산이 터질 것 같은 우레만 매달리지만 우리는
나팔 불어 꽃 피우고 있다
배고픔에 허덕이는 이의 간을 짜내어 으름장 놓지만
그 으름장엔 허기져 김빠진 맥주가 풀이 죽는다
맞대응하지 않고 조용히 맛있는 고기를 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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