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어머니의 유방

인보 2013. 11. 3. 23:01

 

 

      어머니의 유방 호 당 2013.10.17 내 얼릴 때 피둥피둥한 소나무를 베어왔다 얼어붙은 겨울에 소나무도 바짝 긴장했을 때 도끼 한 방에 짝 갈라지며 항복했다 양지바른 울타리 앞에 쌓아두면 봄볕에 바싹바싹 말라 달각거렸다 그것이 어머님의 유방 같아 내가 빨아대고 자랄 때 젖꼭지를 바싹거리도록 빨아 어머니의 진을 훑어냈다 어머니가 홍두깨로 밀가루 국수 밀어대고 그 칼끝 머리 한 조각 얻어 불에 구우면 부풀어 오른 젖가슴 같은데 바삭바삭 부서져서 어머니의 젖이 되어 입안 가득했다 어머니의 유방이 봄날 장작 마르는 소리에 송진이 스며들어 굳은 것처럼 되었다 자기 진 다 빼주고 바삭 마른 젖꼭지의 위대함이여 자기를 활활 태우는 장작이 된 어머니의 젖꼭지.
<사랑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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