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가는 길
호 당 2013.12.19
나무 밑에서 바삭거리는
시간만 흘리고 있어
앞으로 어떤 시간이 다가올지
짐작 못 하는데
내 희망대로 될까
아직은 괜찮아
친구들 어깨 비비며 지나온 일을
재잘대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이어질지 몰라
뭔가 보시해야 할 텐데
모진 바람 억센 시간을 못 이겨
풀풀 날고 있어
그 시간에 어지럼증 같은 것은
겁먹을 것 없지만
그냥 견뎌야 할 시간만 허락되면 돼
어떤 지점에 낙하해도 괜찮아
나는 그 지점에서 부식으로 동화되어
밑거름으로 바치는 시간만 계속되길
바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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