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낙엽이 가는 길

인보 2013. 12. 19. 22:48


낙엽이 가는 길
호 당   2013.12.19
나무 밑에서 바삭거리는 
시간만 흘리고 있어
앞으로 어떤 시간이 다가올지 
짐작 못 하는데
내 희망대로 될까
아직은 괜찮아
친구들 어깨 비비며 지나온 일을 
재잘대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이어질지 몰라
뭔가 보시해야 할 텐데
모진 바람 억센 시간을 못 이겨 
풀풀 날고 있어
그 시간에 어지럼증 같은 것은 
겁먹을 것 없지만 
그냥 견뎌야 할 시간만 허락되면 돼
어떤 지점에 낙하해도 괜찮아
나는 그 지점에서 부식으로 동화되어 
밑거름으로 바치는 시간만 계속되길 
바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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