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겨울 강

인보 2013. 12. 20. 16:52

      겨울 강 호 당 2013.12.20 그렇게 유순하던 네가 갑자기 몸을 바싹 끌어 유리알같이 되었구나 칼날 같은 굳은 결심으로 차디찬 등판을 만들었다 굽이마다 모래톱이랑 모래밭을 붙들고 산기슭 둔덕과도 연결하여 정을 끊지 않고 있어 가슴이랑 등판을 유리알처럼 맑고 투명하여 어린이를 모아 거슬리지 않으려 가장 유연한 윤활유 같은 맘을 쏟아 환호성을 끌어낸다 간혹 네 등에 망치나 정으로 상처 낸다 한들 묵묵히 참는다 배 밑으로 노니는 물고기들이 뻥 뚫린 천정으로 모이다 낚시에 걸리지 말라 당부한다 겨울 강은 흘러도 얼어도 보시는 눈은 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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