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사주보는 사람과

인보 2014. 5. 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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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보는 사람과 호 당 2014.5.30 안경 태 너머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굴절되어있다 당신 지난 사주는 잘살아왔군 밟아온 발자국이 어지럽거나 비뚤어진 것 없어 그까짓 것 쭉정이 같은 말을 듣자는 것이 아니거든 믿거나 말거나 재미로 보자는 건데 뭐 뭉게구름 속에 비를 품은 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당신 뭉게구름처럼 일어난다 한다 나의 앞날이 아카시아 이파리처럼 한 잎 한 잎에 매겨진 잎맥 같은데 회오리바람 획 불면 사라질 것을 그는 왼손가락과 손가락의 마찰로 괘를 열고 허공을 나는 독수리처럼 붕 띄운다 내뱉은 말을 자루에 담아도 빈 자루만 남는다 아카시아 잎맥이 올봄 잎을 피우고 꽃 피울 때 이미 잎맥은 결정되어있어 누군가 아카시아 이파리를 툭 따서 점치기 놀이에 징발되는 날에는 끝장이거든 그의 점괘는 길흉화복이 모두 녹아 회색 같은 풍선을 공중으로 풀풀 날린다 알겠다 좋은 것이 좋은 거여 믿거나 말거나 나도 뒷전에 밀쳐두고 앞으로 잎맥에 수액을 고루 날라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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