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혼자라는 생각이 든다
호 당 2014.6.2
하늘의 별들은 자기 영역을 지키려
제각각 반짝이고 있지
힘의 균형에서 낙오되면 긴 금줄을 긋고
별똥별처럼 사라진다
나는 가끔 균형에서 이탈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허공을 떠다니는 새털구름 한 조각이
내 가슴 안에서 흐른다는 생각이 든다
정처 없이 흘러가는 흰 구름이 어디쯤에서
사라지겠지
5, 60명이 일하는 공장 속에 각기 맡은 부서에서
나는 부속품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창문을 여니 철새 떼가 들판에 내려앉는다
유독 한 놈이 동떨어져 있어 그놈은 부리로
고독을 쪼고 있었다. 아무도 가까이하지 않았다
이윽고 두 놈이 다가와서 부리로 괴롭힌다
장롱 위를 더듬었더니 하모니카가 녹이 슬고
먼지를 덮어쓰고 있었다
본색과 음질이 가버렸다.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그놈도 혼자서 버티기에 버거웠을 것이다
나도 녹슬고 있을지 몰라
와글거리는 도시거리를 거닐어 군중에 파묻혔다
피켓을 들고 ‘여러분 질서를 지킵시다, 거리에
휴지나 담배꽁초를 버리지 맙시다.’
한 사람도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이 없다
슬슬 내 곁을 피해서 어느덧 나만이 섬이 되었다
따돌림을 당한 느낌이다
백화점 아가씨의 눈길이 공평하게
내리는 이슬이다, 상업적으로
햇볕만 공평하다, 조건 없이
내가 뿌리로 엮은 고리는 모두 녹슬고
끊어지고 사라지고, 또래 모임 속에 내
소리는 없었다
갑자기 외딴섬에서 내 혼자된 느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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