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오늘은 도서관이 출렁거린다

인보 2014. 7. 6. 16:50

오늘은 도서관이 출렁거린다   
호  당  2014.7.6
평소 뒷산의 숲에서 쉴 새 없이 숨을 뿜어 
내려보냈다
도서관은 창문을 열어도 닫아도 숲의 숨은 
교류되지 않았다
그저 고요의 바다에서 상하좌우 교류 없는 
것처럼 평온하기만 했다
숨소리 죽이고 적진을 망보는 것처럼 눈초리는 
일상의 풍경
누가 숨소리 한 줌이라도 마음 놓고 쉬랴 
딱따구리 앵무새는 얼씬 못하고 곤줄박이는 
예의가 있어 책의 모근까지 파고들어 붉은 
알갱이를 끄집어낸다
가끔 부리로 책장 넘기는 바람에 눈망울을 
이동시킨다 
악착같이 진드기로 책에 찰싹 붙어 진을 다 훑는다
a 씨는 유명 대학에 b 씨는 대기업에 c 씨는
 대기업 이사장에
각기 희소식을 낭보는 입에서 입으로 현수막이 붙고 
도서관 벌레는 자기 일인 듯 출렁거리고 도서관은 
기쁨으로 가득하여 출렁거린다 
현수막이 힘차게 나부낀다
뒷산 숲이 쏴 소리 내며 신선한 입김을 쏟아내고 
창문을 열든 닫든 신선한 활기는 재빨리 교류했다
길게 늘어진 현수막도 출렁거린다
도서관은 경사에 싱글벙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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