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추억의 강물에서

인보 2014. 7. 4. 17:19




추억의 강물에서
호 당   2014.7.4
내 고향을 강물에 맡기고 유랑의 대열에 선다
내 청춘의 연민을 내 고향 대추나무에 매달고
추억만 머금고 살아왔다
기차에 몸 싣고 고향 가는 길 
맡긴 연민은 아름드리 대추나무가 되어 
죽은 가지 옹이로 겨우 대추 몇 알 달고 있었다
철없던 소년이 강물에 대추이파리 훑어 떠내려 보내고
댐 막고 산 만들어 물이냐 땅이냐 한꺼번에 수문 열어 
방류하고 허물어가는 모래 산을 보고 깔깔거리던 유년
시절을 강물에 훌쩍 떠내려갔다
추억을 캐려 맨발로 강에 내렸더니 나를 파고드는 물살이 
모래로 간질이는구나 
고향을 버린 질책이라도 하는 건가
강변에 새파란 풀숲엔 방아깨비 메뚜기가 청정의 이빨로 
뛴다
유유히 흐르는 구름에 내 구름도 정처 없이 흘러가는구나
고향의 연민을 가슴에 담은 이 여행 여독이 있을 수가.
 

 

'자작글-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요의 그늘  (0) 2014.07.05
관광에 지친몸이 값지다  (0) 2014.07.04
호박벌  (0) 2014.07.03
열매를 맺고 말겠다  (0) 2014.07.01
은유의 뒷골목  (0) 201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