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관광에 지친몸이 값지다

인보 2014. 7. 4. 17:20
    관광에 지친 몸이 값지다 호 당 2014.7.4 내 숙소에 짐을 내릴 때는 아이스크림이 녹는다 짜고 달착지근한 하루의 긴장이 빠져나갔다 여과되지 않은 불순물이다 모두 빠져나가야 산뜻한 몸이 될 거야 단잠은 내가 찍은 발자국을 쓸어 소리 없이 밀려온다 가장 편안한 시간에 허물어진 몸이 굳어진다 이탈한 뼈대가 제자리를 찾는다 숙소를 떠난 나에게 낯 설은 풍물들이 나를 휘감고 씨름 한판으로 승강이질 벌려야 했다 요금을 치르고 망막에 새겨 둘 기억들이 내 살점을 갉아먹는 것 같다 그것이 여행의 미덕이야, 뭐 봤지 풍물에서 받은 여독을 숙소에서 떨어낸다 가슴에 쌓은 여독이 있으므로 첫날밤의 추억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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