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서관이 출렁거린다
호 당 2014.7.6
평소 뒷산의 숲에서 쉴 새 없이 숨을 뿜어
내려보냈다
도서관은 창문을 열어도 닫아도 숲의 숨은
교류되지 않았다
그저 고요의 바다에서 상하좌우 교류 없는
것처럼 평온하기만 했다
숨소리 죽이고 적진을 망보는 것처럼 눈초리는
일상의 풍경
누가 숨소리 한 줌이라도 마음 놓고 쉬랴
딱따구리 앵무새는 얼씬 못하고 곤줄박이는
예의가 있어 책의 모근까지 파고들어 붉은
알갱이를 끄집어낸다
가끔 부리로 책장 넘기는 바람에 눈망울을
이동시킨다
악착같이 진드기로 책에 찰싹 붙어 진을 다 훑는다
a 씨는 유명 대학에 b 씨는 대기업에 c 씨는
대기업 이사장에
각기 희소식을 낭보는 입에서 입으로 현수막이 붙고
도서관 벌레는 자기 일인 듯 출렁거리고 도서관은
기쁨으로 가득하여 출렁거린다
현수막이 힘차게 나부낀다
뒷산 숲이 쏴 소리 내며 신선한 입김을 쏟아내고
창문을 열든 닫든 신선한 활기는 재빨리 교류했다
길게 늘어진 현수막도 출렁거린다
도서관은 경사에 싱글벙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