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1
호 당 2014.11.7
송사리는 부화하자마자 제 삶을 제가 챙겨
내 삶을 짊어지지 않고 멜빵만 만지작거리는가
반 건달패로 되지 않으려면 짊어져야지
겨우살이 같은 인간이 되려는가
평탄한 길만 찾으려 하지 말라
가시덤불 헤치고 보면 붉은 별도 얻을 수 있어
토종닭은 어디든지 도전해 삶은 개척하고 있어
내 앞에 절벽이 가로 놓이면 굴을 뚫어서라도
차고 나가면 넓은 벌판이 너를 기다려
꽁꽁 언 땅을 괭이는 탱탱 튀면 정으로 망치로
박아 파헤칠 수 있는 젊은 패기는 어디 두고 있어
토종닭은 눈 속을 파헤치고 생을 꾸려
온실의 꽃은 보호에 베여 연약해
찬바람만 쐬었다면 금방 감기에 걸려
빈 비닐봉지처럼 풀풀 날거나 뒹굴지 말라
손수레 끄는 노파가 쓰레기 더미를 뒤진다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말라
토종닭은 어디든지 제 생활터전이다
보호만 받는 개량 닭은 안락한 호텔에서
운동하면 다칠라, 비린내 나는 무정란만 낳아
방사하는 토종닭은 비바람 엄동설한을 헤쳐
살아남아 고소한 유정란만 생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