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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갓바위를 찾아
호 당 2015.1.16
팔공산 푸른 위용이 내 앞자락까지 뻗쳐 나를 충동했다 약사 여래상을 찾아 부처님의 그늘에 들어보라고 팔공산 초목들이 갓바위 약사여래 상의 숨결이 스며 있을 거라고 이러한 움직임에 발걸음을 옮겼다
양편으로 덮은 서늘한 기운 속으로 들면 짙은 솔 향이 힘을 북돋운다 약사여래 불심까지 뻗칠 거라는 믿음에 발자국이 힘차다 팔공산을 오른다 돌계단을 밟아 오른다는 것은 목적지까지 거리를 좁혀 상승한다는 것이라면 힘 안 드는 상승은 어디 있겠나 박힌 돌 하나하나에 불심에 베여있을 것이라 믿어 일행에 힘 실어준다
세월에 맡기고 시간을 정한 것도 아닌데 떡갈나무도 마주하고 푸른 이끼도 어루만지고 생을 피우고 있는 것은 너나 나나 마찬가지야 내가 숨 쉬고 세끼 잇는 것도 공생의 연에서 지금 서로 마주하고 있는 거야
쉬엄쉬엄 땀을 훔치고 갚은 숨을 고르고 갓바위 약사여래 앞에 선다 위용에 내 옷깃을 여미고 정중히 참배한다 꿀벌들이 여왕에 매달린 꿀벌 덩어리 같다 소원은 자신에 빌어라, 불심을 네가 만들라 여래상의 미소에 마음이 고요해진다 멀고 가까운 산들이 흔한 풍경에 무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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