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5

그 길에 내 건강기록이 스며있다

인보 2015. 1. 14. 10:42

      그 길에 내 건강기록이 스며있다

      호 당 2015.1.14

      매일 걷는 이 길에 가지각색의
      마음이 스며있어 모두 읽어낸다
      반들거린다
      온몸을 청진기에 맡기고
      긴장한다
      땀이 스며 나온다
      파도 같은 깊은숨을 몰아쉰다
      잔잔한 호수처럼 말이 없다

      어쩌면 적막하다
      발자국을 찍는 길바닥은 청진기다
      내 맘을 읽고 있을 것이다
      연이은 발자국에서 내 맘 알고도
      소견은 말하지 않는다
      적막한 가슴처럼 답답하다
      그래도 이 길에 건강을 기대해

      찬바람 없는 날 기죽은 겨울이다
      이빨 빠진 사자처럼 위용 잃은 겨울이다
      늙은 대들보가 느긋하게 뻗는다
      청진기는 알아채고 있다
      나는 느긋해진다
      긴장이 풀린다

      그 길에 발자국을 찍는 이의 인상과
      건강이 스며있어 한사코 매달린다
      오늘도 스며있는 건강기록을
      발자국으로 다진다
      긴장이 풀려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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