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5

꽃향 짙은 밥상

인보 2015. 1. 10. 22:45
     
    꽃 향 짙은 밥상 
    호  당   2015.1.10
    염라대왕의 손짓에는 못 본척하다 
    곱게 타일러 보냈지
    마주 앉은 밥상에 살구꽃이 피거든
    사계절을 피우는 꽃은 특히 겨울에는 
    더 진하게 피거든 
    꽃향기의 맛은 입안에서 휘발성과 
    유동성에 머물다 흔적 없이 사라지지
    찬바람 휘몰아쳐도 거기는 따뜻한 봄날
    열 가지 스무 가지 맘을 쏟아 손끝으로
    울어낸 맛의 원류
    그리하여 꽃을 피워낸 밥상에서 
    당신의 향기가 소복소복 고여 있어
    송구 죽 한 그릇에도 게걸 치던 어린 시절
    제 몫 챙기고도 넘보고 껄떡댔지
    그렇게 자란 내가 당신의 손 맵시로 
    꽃향 펼칠 때면 
    항상 수라상쯤으로 생각하여 용상에 앉은 
    착각에서 황금 물로 덧칠하지
    나 파 뿌리 되어도 사랑은 중천에서
    부둥켜안고 힘찬 열기를 쏟아내지
    진한 밥상에 염라대왕 침 흘려 봐도
    헛짓거리에 쫓아버려
    꽃 피운 성찬에 행복의 애드벌룬을 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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