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향 짙은 밥상
호 당 2015.1.10
염라대왕의 손짓에는 못 본척하다
곱게 타일러 보냈지
마주 앉은 밥상에 살구꽃이 피거든
사계절을 피우는 꽃은 특히 겨울에는
더 진하게 피거든
꽃향기의 맛은 입안에서 휘발성과
유동성에 머물다 흔적 없이 사라지지
찬바람 휘몰아쳐도 거기는 따뜻한 봄날
열 가지 스무 가지 맘을 쏟아 손끝으로
울어낸 맛의 원류
그리하여 꽃을 피워낸 밥상에서
당신의 향기가 소복소복 고여 있어
송구 죽 한 그릇에도 게걸 치던 어린 시절
제 몫 챙기고도 넘보고 껄떡댔지
그렇게 자란 내가 당신의 손 맵시로
꽃향 펼칠 때면
항상 수라상쯤으로 생각하여 용상에 앉은
착각에서 황금 물로 덧칠하지
나 파 뿌리 되어도 사랑은 중천에서
부둥켜안고 힘찬 열기를 쏟아내지
진한 밥상에 염라대왕 침 흘려 봐도
헛짓거리에 쫓아버려
꽃 피운 성찬에 행복의 애드벌룬을 띄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