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5

겨울바람

인보 2015. 1. 24. 09:44

겨울바람 
호  당  2015.1.24
매일 걷는 이 길에 네가 가지각색의 
마음을 쓰다듬는다
살랑거린다
울컥 감정이 폭발한다
잔잔한 호수처럼 말이 없다
오늘은 숨바꼭질하여 꼭꼭 숨었다
발자국에 찍힌 길바닥은 말 없다
내 맘이 깔렸는데
연이은 발자국들에 고인 적막만 쌓인다
찬바람 없는 날은 겨울은 체면을 깎는다
이빨 빠진 사자는 위용 잃은 겨울이다
늙은 대들보가 느긋하게 뻗는다
무풍지대에 놓인 나목도 느긋하다
보이지 않지만, 형체도 없지만 
네 지난 흔적을 얌전히 보여주며 지나지
바람 불지 않는 날은 
겨울나무가 정적에 잠긴 것 같다
겨울 한 철을 바람만 얌전히 굴면 
떨어 마음 움츠리는 일 없이 건널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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