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5

폐교 대현초교를 찾아

인보 2015. 1. 30. 22:02

      폐교 대현초교를 찾아 호 당 2015.1.30 한때 재직했었다 고향처럼 애정을 묻은 곳이다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 끊기자 세상 맞는 듯 날뛰는 것들에 운동장을 내어 주었다 바랭이, 쑥부쟁이, 개망초, 들 서로 영역을 넓히고 칡넝쿨은 박살 난 창문을 넘어 교실을 기웃거리고 흑판에는 낙서가 거미줄처럼 얽혔다 해님과 달님도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이빨 빠지고 남루한 몰골들 근골만 남아있어 검버섯은 틈틈이 활개 젖고 보릿고개 때 거지꼴처럼 남루하다 다들 어디서 무얼 하나 폐교의 명치에는 지난날의 회한이 쌓여 해님도 달님도 위로한들 녹만 더 슬고 있을 뿐 재잘거리는 어린이의 온기가 얼마나 위대한가 가슴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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