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9

남의 말에 끼어드는 짓

인보 2019. 12. 29. 10:41


남의 말에 끼어드는 짓. 호당  2019.12.28
늙은 숲에 불쑥 끼인들 
숲은 기분 상할 일 없지
모일 요일을 잘못 기억하는 것은 
늙음의 노폐물이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겨울바람을 안고
헛걸음하고 해학적인 시가 쓰였다
총무가 시를 읽을 터이니 잘 듣고
웃어 보자하고 읽는다
더듬더듬 돌부리를 차기도 하고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평지에서
달리듯이 읽어 톤이 희미한 등불 같다
불쑥 다른 화제를 들고 끼어들어
촉수를 높이고 맞장구를 끌어내는 
짓거리는 
한 쟁반에 올려 담아도 되겠다
늙은 개 부뚜막에 똥 깔아 놓고 
꼬리 툭툭 치고 몸 부르르 털어 
개털 밥상으로 날리는 짓거리
활활 타는 장작불에 맞불 놓는 행위는
남의 화재에 소방호스를 끌어대는 행위
제발 남의 말에 귀 새워 
활활 타도록 하면 덧나나
늙은 숲에 끼어들어도 
기분 상하는 일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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