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그늘이 싸늘하다, 호 당 2020.1.8
어떤 연이 끼었는지 늙바탕에
영양이라는 지명을
같은 날 일터로 명 받았다
거기 생의 업그레이드한 지점이고
재 출발점이다
생은 흐른다. 만난다. 해어진다.
전전하던 생이 퇴임하고 또 만났다
귀 생생 눈 생생일 때는 다른 쪽에서
그늘을 만들고 매일 붙어 즐긴 것 안다
아파트 같은 단지 앞뒤 동
깊게 속을 파 들어간 뿌리는 없어도
같은 수종이라는 덕목으로 같이 출발해도
도달하면 다른 쪽 그늘과 뿌리를 엮었다
어쩌랴 지금 시점 내 그늘은 따뜻하다
희미한 인연 때문에 현대판 고래장
가람 요양소를 찾았다
알아 반겨주어 좋았다
다만 같은 말 반복 반복
해줄 말은 위로
같은 질문에 일일이 대답이 배려다
나는 아직 건강하다는 신념에
위로하고픈 마음뿐이다
늙어 병문안 경조사에 불참에도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란 친구의 조언
내 행동에 내가 더 충격을 받았으니
인생무상이라는 글자가 눈앞은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