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조절. 호당 2020.1.11
삭막하다는 말이 허허벌판을
거닐 때만 느끼는 기분이 아니다
내 몸은 고물차가 되어 털털거리며 걷는다
도중에 마음이 기우뚱 세는 것은
삭막함과 관계없다
자기를 조절 못 하는 것은
의지와 관계라면
나무라도 변명할 수 없지
구린 근심 조절 안 되면 이미 영혼이
기울고 있지 않을까
생생하던 그루터기가 썩어버리면
생은 무력 해진다
내가 앉았던 벤치는 기다리는 듯
자리는 데워있고 햇볕은
여전히 따뜻한 손길이 부드럽다
도착한 그곳 우선 마음 추스르고
곧장 돌리는 발길
찌그러진 마음에 걸친 욕망을 벗어 던지고는
따뜻한 탕 속으로 잠겼다
세차한 승용차는 산듯하게 굴러간다
생의 밑동이 허물어진다면 세차완 무관
정비장에 입고해야 할 듯
마음 조절 안 되는 수의근의 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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