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시골빈집

인보 2020. 1. 16. 17:23


시골 빈집/호당.  2020.1.16
사람의 온기를 먹고 지탱하는 집
삶과 공생한다
훌쩍 떠난 식구
그날부터 과부처럼 된다
저 집 봐
도시로 떠나고 과부는 한숨 쉬고
임 오기를 기다리다 
입만 벌리고
외로움과 그리움이 뒤범벅되어 
기우뚱 해버렸다
온기 잃은 과부에 
날 파리 달려 붙든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른 체형으로 시달리다 
진드기 악바리 
폭풍 같은 건달이 
내 허리는 구부정하다
젊은 나방 한 쌍 날아들어 
하룻밤을 거미줄 쳐 놓는다
밤낮으로 쥐 서방이 
이 구석 저 구석 쑤셔 댄다
그렇다고 함부로 내놓지 않지
안간힘 다해 버티는 시골 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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