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지남과 현실에 대하여

인보 2020. 1. 17. 00:28


 


지남과 현실에 대하여,  호당  2020.1.16
지남과 현실 사이
뛰는 벼룩이 엉금엉금 기는 형상
광채 풀린 눈과 고목들이
실실 풀어헤치는 구름이다
고우 고우 소주잔 들고 캭
빈 병과 동전이 쌓이고
이 구석 저 구석 뒹굴고
구름이 모였다 흩어졌다
밧줄 당겼다 놓았다 
저녁까지 먹고
미친바람 쓸어버리고 말았다
안테나 높이 세워 감을 잡아
밭침 한두 개 없는 낱말 주워 담아
알아차린 자는 눈을 아래로 깔고
조전 실은 먹구름 다가오는 듯한
쳐다보면 허공
신기루야
난 아니야
살아있음에 행복을 담은 놋그릇 비우고
지남은 모른 척 현실에 충실하자
다시 약속 잡는 고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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