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4월의 어느 날 오후

인보 2020. 4. 8. 16:36

      4월 오후 어느 날 /호당/ 2020.4.8 바글거려 생동하던 기운이 용솟음하던 냄비 물이 혹독한 코로나 압박에 눌려 스르르 가라앉았다 하얀 마스크 답답해 어쩌다 밖을 나선 사람들 미친바람 쐴까 봐 얼굴이 침울하다 4월 가장 생기 찬 신록 밀어내는데 누가 잔인한 달*이라 했나 옳아 막 쏟아 나와 드러내어 생동하고 싶은 세대들 꼭꼭 숨어버렸다 영산홍 만개하는데 봐줄 이 뜸하니 잔인하지 신록과 함께 다투어 허물 벗어 던져 싱싱함을 펼칠 텐데 햇볕도 알아차려 어루만진다 냄비 물 다시 바글바글 끓어 올릴 것이다 잃었던 입맛 비틀했던 몸체 다시 세워내자.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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