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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오후 어느 날 /호당/ 2020.4.8
바글거려 생동하던 기운이
용솟음하던 냄비 물이
혹독한 코로나 압박에 눌려
스르르 가라앉았다
하얀 마스크 답답해
어쩌다 밖을 나선 사람들
미친바람 쐴까 봐
얼굴이 침울하다
4월 가장 생기 찬
신록 밀어내는데
누가 잔인한 달*이라 했나
옳아
막 쏟아 나와 드러내어
생동하고 싶은 세대들
꼭꼭 숨어버렸다
영산홍 만개하는데 봐줄 이
뜸하니 잔인하지
신록과 함께 다투어
허물 벗어 던져 싱싱함을
펼칠 텐데
햇볕도 알아차려 어루만진다
냄비 물 다시 바글바글 끓어
올릴 것이다
잃었던 입맛 비틀했던 몸체
다시 세워내자.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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