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벤치

인보 2020. 7. 3. 17:27

      벤치/호당. 2020.7.3 공원에 자리 매긴 나 어찌하랴 더 좋은 곳 차지하고 싶지만 하느님 점지를 거역하리오 어느 날 지린내 피우는 궁둥이 자기 몸 돌보지 않고 수체 水遞 구덩이 먹이를 쫓던 산 돼지 같은 이가 짓누르는 무게감 공손히 떠받쳐 줘야 하지만 맘은 찌그러진다 어느 날 어린이 아가씨 그 향기는 몽롱해 떠받칠수록 그윽하다 오래 있기 바랐지만 잠시 후 떠났다 그의 채취가 남았지만 아쉬움이 컸다 어린이든 아가씨든 노인이든 공평해야지 편애는 죄악이다 공원을 지킨 지 10여 년 아직도 마음 다스리지 못한 설익은 과일 같은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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