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오리 한 쌍

인보 2020. 7. 5. 18:11

 

      오리 한 쌍 /호당. 2020.7.5 오리 한 쌍이 팔거천 돌 더미에서 하염없이 냇바닥만 바라본다 겉보기 맑은 물 가끔 거품 방울이 종이배 떠내려가듯 한다 물이끼들 처녀 긴 머리카락처럼 물결에 일렁인다 피라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개구리 도롱뇽 미꾸라지 등 있을법한데 용하게 물 좋고 정자 좋은 곳 찾아갔을 거다 인간이 쓰다 버린 폐수들 냇물은 불평 없다 모든 것 안고 흐른다 자연을 망가뜨린 인간 돌고 돌아 내 입으로 되돌아온다는 걸 알기나 하나. 오리 한 쌍 활기 찾아 팔거천을 휘젓고 고기떼 노니는 걸 그려본다 메말라가는 가슴에 손 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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