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뜰 무렵/호당. 2020.7.6
슬하엔 아무도 없다
늙고 병들고 외로워
강아지를 길렀다
샛별 뜰 무렵이면
정성껏 챙겼다
내게 찰싹 붙은 자식 같은
강아지를 떼어놓을 수 없어
병원에 입원하려니
규정이 없다고 떼어놓았다
어느 처마에서 굶고 있는지
천대를 받고 있는지
병상에서 샛별 뜰 무렵이면
창문을 바라보고 귀를 새운다
깽깽 강아지 소리
저렇게 똑똑히 들리는데
아무도 못 들은 듯 무심하다
자기 아픔만 풀어냈다
링거는 규칙적으로 떨어지고
노인은 규칙적으로 소리 듣는다
이건 망상이 아니야
속으로 곪아간 샛별 뜰 시간
아무도 위로해 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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