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함지산

인보 2020. 7. 7. 20:19

 

      함지산/호당. 2020.7.7 아녀자가 함지박이고 내려온다 세찬 소나기를 만났다 금방 산을 가리고 계곡을 가리고 천둥 번개가 요동친다 청상과부 수절하고 새끼 키우느라 얼마나 외로웠겠나 떡 함지 비닐에 꼭꼭 싸서 나무 밑에 감췄다 오늘따라 계곡이 아릿아릿 싱숭생숭하다 저렇게도 힘찰까 물동이 쏟듯 함지산을 요동치게 한다 함지산을 훑어 내린 흥건한 물이 양 가랑이를 후벼 흐른다 소나기는 시치미 뚝 뗐다 햇볕이 쨍쨍 찰싹 붙은 옷 갈아입어야지 함지박이고 봉우리를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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