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궁에 간다/호당. 2020.7.4
지상에서 노닥거려 봤자
내 구도는 별로 다를 것 없다
하늘 열차 타고 천황궁에 간다
동천성은 익혀 알아차린 곳
팔거천 냇물이 거꾸로 흐르지 않는 것처럼
내가 하늘 열차 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천황궁에 가려는 생각이
거역이라 우기지 말라
단숨에 금호강 허리를 딛고
명황성 황금성 수성을 지나
용지성만 거치면 빤히 내다뵈는
천황궁에 닿을 수 있다
서문시장을 내려다본다
인간 세상이 숨 막힐 듯한
생존경쟁 치열하군
바글바글 개미 떼거리들
명황성은 역시 하늘 열차를 선호하는
지구인이 바글바글하는군요
건들 바위가 붕붕 떠 건들건들 손짓하네
황금성은 온통 누런 금빛
찬란하게 번쩍번쩍
황금에 눈먼 속물들이 있을 텐데
한사코 거머쥐려 바둥거릴 텐데
수성에 물이 흥건해
백조가 의 천국을 저렇게 묶어 놓아도
마음 편할지
하늘 열차는 공기 맑아
내 허파꽈리가 부풀어 고무풍선처럼
둥둥 뜨는 기분이다
곧 용지성에 닿으면
천황궁을 빤히 바라볼 수 있단다
지상에서 내 화폭은 같은 구도였지
나를 붕 띄운 것은 하늘 열차다
종점 용지성에 도착하면
천황궁을 바라보고 환승할
꿈의 열차를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