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비 갠 오후

인보 2020. 7. 13. 21:05

 

      비 갠 오후/호당. 2020.7.12 사랑이 훑고 간 얼굴이 저렇게도 생기 푸를까 내 걷기 코스에는 간절히 기다리는 사랑 그이가 오도록 보도블록 틈 혹은 인도에서 목 타도록 기다림이 애처롭게 보이던 너희 간밤의 단꿈에서 깨어나 단숨에 푸른 정기 훨훨 아니 싱싱하게 생기 넘친다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이야 내 배때기에 벼냐 메밀이냐 양단이 있지만 사랑에 배고픈 우리네 앙칼진 시멘트 틈 시누이질 비정한 운동화의 횡포에 간당간당 연명했었는데 간밤 흡족한 비 나를 일으켜 세워 푸른 정기가 눈망울에서 뚝뚝 떨어질 듯 생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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