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1/호당/ 2020.7.11
아파트 창가에 봄을 피우려
일제히 자줏빛 향기 뿌렸지
가장 안전하게 발 뻗고
앙증맞게 웃음 지었다
왜 우릴 인정하지 않는가
사정없이 긁어대니
모가지 뚝뚝 뒹굴었다
몰살하려 들었다
양지발라 맘껏 자줏빛
맘 펼쳐 주고 싶었는데
가히 멸족당하다니
맥문동 사이 비집고
생명 부지한 이도 많아
곧 제이 생명 뿌릴 게다
한 해만 살 목숨 아니 거든
내년 봄에 보라
우리 존재
자줏빛 꽃으로 과시할 거다
무식한 짓 두 번은 하지 말라
여기 아니라도 지천으로 깔린
모진 생명 제비꽂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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