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오후/호당. 2020.7.12
사랑이 훑고 간 얼굴이
저렇게도 생기 푸를까
내 걷기 코스에는
간절히 기다리는 사랑
그이가 오도록
보도블록 틈 혹은 인도에서
목 타도록 기다림이
애처롭게 보이던 너희
간밤의 단꿈에서 깨어나
단숨에 푸른 정기 훨훨
아니 싱싱하게 생기 넘친다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이야
내 배때기에 벼냐 메밀이냐
양단이 있지만
사랑에 배고픈 우리네
앙칼진 시멘트 틈 시누이질
비정한 운동화의 횡포에
간당간당 연명했었는데
간밤 흡족한 비
나를 일으켜 세워 푸른 정기가
눈망울에서
뚝뚝 떨어질 듯 생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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