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어촌에서

인보 2020. 8. 20. 18:33

      어촌에서/호당. 2020.8.20 주로 초록 물결에 한철 누런 바다만 보고 살다가 파도 소리 듣고 바라본 시야는 맵고 아리고 서늘한 푸름이다 그 길을 하늘처럼 몹시 동경하고 경배했다 여름 바다는 발목까지 시원했고 겨울 바다는 뼛속까지 아리다 따개비는 파도에 얻어맞으면서 미역은 바위에 붙어 흔들거리면서 나도 착 붙어 내 생을 다졌다 흰 거품 뿜으며 밀려왔다 떠나는 사이 콩서리 닭서리 맛보다 싱싱한 횟감이 도마에서 퍼덕이는 동안 입맛도 변했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것이 삶이라면 여기까지 온 길이 맵고 쓰릴지라도 따개비처럼 딱 붙어 안착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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