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에서/호당. 2020.8.20
주로 초록 물결에 한철
누런 바다만 보고 살다가
파도 소리 듣고 바라본 시야는
맵고 아리고 서늘한 푸름이다
그 길을 하늘처럼 몹시
동경하고 경배했다
여름 바다는 발목까지 시원했고
겨울 바다는 뼛속까지 아리다
따개비는 파도에 얻어맞으면서
미역은 바위에 붙어 흔들거리면서
나도 착 붙어 내 생을 다졌다
흰 거품 뿜으며 밀려왔다 떠나는 사이
콩서리 닭서리 맛보다
싱싱한 횟감이 도마에서 퍼덕이는 동안
입맛도 변했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것이 삶이라면
여기까지 온 길이 맵고 쓰릴지라도
따개비처럼 딱 붙어 안착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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