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이 부른다/호당. 2020.8.21
지천에 두고 손짓하는 그를
간다는 마음 미루다 비 온 뒤
죽순처럼 불쑥 나섰다
아름다운 여인 푸른 물감이
뚝뚝 떨어질 듯
청아한 모습 한 번씩
그의 정기를 받고 싶었다
이랴 이랴 타래 감았다 늦추었다
내 손에 놀아난 4바퀴는
목 타지 않게 잘도 듣는다
익히 알지만 그의 허리는
푸른 힘 불쑥 넘쳐 흘린다
휘감아 돌아들 때
피톤치드는 물론 *옥시토신을
주고받아
내 헐렁한 바짓가랑이는
빳빳이 날 섰다
그녀의 허리를 이리저리
휘감아주었다
저 멀리 푸른 물결이 스멀스멀
밀려 내 앞에서 반겨준다
푸른 치마 휘날리는 끝머리엔
그녀의 정기가
내 가슴으로 스며든다
서늘한 바람 내 뺨을 훑는다
팔공산의 기 듬뿍 받고
오늘이 기운찼다.
*oxytocin:동물의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사랑의 호르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