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싱싱한 미역처럼

인보 2020. 8. 19. 18:28

      싱싱한 미역처럼 /호당 2020.8.19 솔향기 아래 근무는 잣송이 송이버섯 머루 다래도 재미있었지만 파도를 끼고 일하고 싶었다 파도가 사납게 부두를 내리치고 바닷바람이 따귀를 후려칠 때 객지 바람 텃세를 톡톡히 실감했다 살붙이고 좋은 것만 찾자 바닷가 따개비처럼 찰싹 붙었다 바위에 붙어 미역처럼 일렁이며 키워 갔다 파도를 타고 바닷가까지 밀려온 미역 이파리를 씹으며 낯선 바람을 익혀냈다 바다향이 코를 적신다 팔딱거리는 생도 쉽게 체념하는 바닷고기 적응도 포기도 삶의 방식이라 생각했다 억센 바다 기질이 연약한 나에게 힘이 된다 싱싱한 미역이파리처럼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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