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이기기/호당. 2020.8.17
연일 폭염에 절인 배추포기처럼
된 몸을 다시 싱싱하게
되돌릴 수 있을까
찬물에 헹구고 헹구고
축 늘어진 어깨 피곤한 마음마저
절였으면 팔팔하기 어려워
더욱 식욕마저 잃어버리면
모세혈관을 흐르는 나른한 혈류가
폭염 후유증을 증폭한다
냉수를 흘려보낸 후
폭염이 엉거주춤 구름에 싸일 사이
시트에 억지로 앉히고
에어컨 출력 최대로, 핸들을 꺾어
미각 밀림지대에 하차했다
잃어버린 맛은 시각과 촉각을
널려 펼친다
더위 먹은 호박잎처럼 된 몸
소나기 한차례 풍혈 風穴을 맞고
생기 돋는다
폭염 이기기는 자연에 대항하는 것
내가 피신하고 이열치열도 괜찮다
폭염도 한이 차면 기운이 쇠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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