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백만 원이 있다면/ 호당/ 2020.8.15
초봉이 헐렁한 봉투일 때
백만 원이 신기루 같고
낱말도 쉽게 오르내리지 않았다
땅 한 뼘 없어도
내 품에 가뭄 걱정
연못이라도 장만하고 물 가두면
새끼도 칠 수 있겠다
백만 원 만들기 연못에
15년 작정 탑 쌓기로 했다
어둠이 자꾸 밝아질수록
고층 건물은 죽순처럼 솟는데
환이 원으로 곤두박질하고
내 희망 탑은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실속 없는 허수 뭉치를 쌓은 것
끝내
재봉틀 한 대가 연못 둑에서
실실거리며 웃고 있었다
쉽게 나오는 백만 원
천만 원 억만 원
억 억 소리
억장 무너지는 소리 예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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