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만약 백만 원이 있다면

인보 2020. 8. 16. 00:11

      만약 백만 원이 있다면/ 호당/ 2020.8.15 초봉이 헐렁한 봉투일 때 백만 원이 신기루 같고 낱말도 쉽게 오르내리지 않았다 땅 한 뼘 없어도 내 품에 가뭄 걱정 연못이라도 장만하고 물 가두면 새끼도 칠 수 있겠다 백만 원 만들기 연못에 15년 작정 탑 쌓기로 했다 어둠이 자꾸 밝아질수록 고층 건물은 죽순처럼 솟는데 환이 원으로 곤두박질하고 내 희망 탑은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실속 없는 허수 뭉치를 쌓은 것 끝내 재봉틀 한 대가 연못 둑에서 실실거리며 웃고 있었다 쉽게 나오는 백만 원 천만 원 억만 원 억 억 소리 억장 무너지는 소리 예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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