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저물 무렵 /호당. 2020.8.14 오늘이 저물 무렵 걷기 좋은 시간 허리 꾸부리고 공원 쪽으로 걷는 노인 꽃대 빳빳이 세워 꽃향기 쫓던 시절 훌쩍 지나버렸지 그 코, 그 허리, 그 힘, 모두 문드러진 듯하다 그때 싱싱한 살 내음 맡으며 깔깔하던 흔적도 그들도 분명 없다 모두 낯선 얼굴뿐 연연하지 말라 허리 굽어도 발자국만 열심히 찍으면 어둠이 쉽게 오지 않을 겁니다 행복입니다 오늘 저물 무렵이 인생 저물 무렵은 빨리 오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