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진 한 장/호당. 2020.8.16
흐릿한 흑백 사진을
눈 부릅뜨고 본다
일가친척이 일제히 나를 겨눈다
귀를 툭툭 털고 들릴 듯 말 듯
옛말에 내 귀는 과거와 현대를
연결 고리가 흐릿했다
눈을 또 비비고 뚫어지게 본다
물에 잠긴 인화지에서
상이 스멀스멀 오다 뚝 멈췄다
할 수 없어 필름을 되감기를 했다
엄마 큰엄마 형수 조카 질녀
일족들 내 눈 입 코 귀와
내통한 말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늘에서 방방곡곡에서
한자리에 모여 침묵한 사진 한 장.
|